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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Study)/동양철학

수학자가 추천하는 동양고전 1 (장자莊子 잡편29 도척 2/4)

by 일본달인 2017. 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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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척은 태산(泰山)의 남쪽 기슭에서 부대를 정비하고 있었다. 

공자가 도착했을 때 그는 사람의 간을 회로 쳐서 먹고 있었다. 

공자는 마차에서 내려 도척의 부하에게 다가가서 말했다.

“노나라에서 온 공구라고 하네, 장군의 강직한 성품을 듣고 찾아왔으니 꼭 한 번 뵙고 싶다고 전해 주게나."

 부하가 안으로 들어가서 말을 전하자 도척은 공자가 자신을 만나러 왔다는 것을 알고 불같이 화를 냈다.

"그 노나라의 위선자 공구 말이냐? 가서 내 말을 전해라. 

너는 교묘한 말로 문왕과 무왕을 밭들며 머리에는 관을 쓰고 허리에는 넓은 소가죽 띠를 차고 입에는 어지러운 말만 가득하다.

 또한 농사를 짓지 않 으면서 좋은 음식을 먹고 

베를 짜지 않으면서 옷 입는 것만 중요시 하며 

입과 혀를 놀려 천하에 유세해 시비를 만들고 

제후들을 현혹해 천하의 문인들이 근본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함부로 효와 제를 만들어 요행으로 땅과재물을 얻어 부자가 되려 한다. 

너는 크고 무거운 죄를 지었으니 당장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네 간을 꺼내 점심 반찬으로 먹을 것이다!”

 자신만만한 공자는 유하척의 무시무시한 말을 듣고도 눈 하나 깜짝 하지 않았다.

오히려 만나게 해달라고 다시 한번 청을 넣었다.

 그러자 도척이 말했다.

“들어오라 해라!”

공자는 잰걸음으로 조심스럽게 막사에 들어가서 다시 몇 걸음 물러나 도척에게 예를 갖추었다.

그런 공자를 보고 화가 치솟은 도척은 다리를 벌리고 칼자루를 쥔 채 눈을 부릅뜨고 포효하는 호랑이처럼 큰 소리로 외쳤다.

“공구(공자의 본명)는 앞으로 오너라!

네가 하는 말이 내 마음에 들면 살 것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는 죽은 목숨이다."

 공자는 도척을 설득하기 위해 준비한 말을 펼치기 시작했다.

“제가 듣기로 세상에는 세 가지 덕이 있다고 합니다.

 태어나면서 체구가 크고 외모가 출중하여 남녀노소와신분의 귀천에 관계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것이 가장 높은 덕입니다.

그 다음으로 천하를 품을 만큼 지혜가 뛰어나 여러 사물을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중간 덕이고,

용맹하고 민첩하며 결단력이 있고 용감하여 병사를 통솔할줄 아는 것이 가장 낮은 덕입니다.

대체로 이 덕 중에 한 가지만 있어도 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장군께서는이 세 가지 덕을 모두 갖추셨습니다.

체구는 장대하여 키가 8척 2촌에 달하고 두 눈은 밝게 빛나며 입술은 진한 붉은빛이고 치아는 조가비를 나란히 놓은 것처럼 고르며 목소리는 우렁찹니다.

그런데 이름은 도척이라 불리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 입니다.

저는 장군께서 그런 이름으로 불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장군께서 제 말을 따라 주신다면,

제가 남쪽으로는 오나라와 월나라,북쪽으로는 제나라와 노나라. 동쪽으로는 송나라와 위나라 서쪽으로는 진나라와 초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그들을 설득해 수백 리에 달하는 성을 짓고 수십만 호가 살수 있는 읍을 만들어 장군을 제후로 봉하고 다른 나라와의 원한을 풀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무기를 내려놓고 군사를 쉬게 하며 형제를 살피고 조상을 공경 하는 것이 성인과 현자가 해야 할 일이자 세상 사람들이 바라는 바입니다."

 만일 공자의 말이 그의 예상대로 하나하나 이루어졌다면 이는 세상 이 깜짝 놀랄 만한 일로, 후에 자공이 이른 것보다 위대한 설득이 되었을 것이다.

 우선 도척을 설득해서 개과천선하게 한 후 오나라와 월나라, 제나라,노나라, 송나라, 위나라, 초나라, 진나라등 여덟 나라를 찾아가서 도척에게 땅을 조금씩 나누어 주도록 각 군주를 설득하고 마지막으로 주나라 천자를 찾아가 도척을 제후로 봉해달라고 또 설득했을 테니 말이다.

 공자는‘도덕의 힘’을 이용하면서 막대한 경제 이익을 들어 도척을 설득하려고 했다.

세상에 이런 설득 공세를 막아낼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도척은 험악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구는 이리 오너라!

이득과 관직을 주겠다고 타이르고 말로 사람을 고치려 드는 것은 우매하고 어리석은 일반 백성이나 쓰는 방법이다. 내 키가 크고 인물이 좋아 사람들이 보고 좋아하는 것은 부모가 내게 물려준 덕이다.

공구 네가 치켜세우지 않으면 내가 이를 모를 것 같으냐?

내가 듣기로 앞에서 남을 잘 추켜세우는 사람은 뒤에서 남의 험담도 잘한다고 하더라.

지금 너는 성을 지어준다느니 백성을 모아 읍을 만들어 준다느니 하는 네 머릿속 계획으로 나를 현혹하며 평범한 백성 대하듯 하는데, 그런 것들이 얼마나 오래 가겠느냐?

성이 아무리 커도 천하만큼 크겠느냐.

요(堯) 임금과 순 임금은 천하를 가졌지만 그의 자손들은 송곳을 꽂을 만한 땅조차 갖지 못했고, 상나라(商:마지막 수도인 은殷의 이름을 따서 은나라라 불리기도 함) 탕왕(湯王)과 주나라 무왕(武王)도 나라를 일으켰지만 대가 끊기고 말았다.

이는 모두 지나치게 많은 것을 탐했기 때문이 아니더냐?

 또 내가 들여보니 오랜 옛날에는 짐슴이 많고 인간의 수는 적어서 사람들이 모두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며 짐승을 피했고, 낮에는 도토리를 줍고 밤에는 나무에 올라가 잤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들을 유소씨(有巢氏)의 백성이라 불렀다.

그들은 옷을 입을 줄 몰라서 여름에 땔감을 모아놨다가 겨울이면 불을 피워 온기를 쬐니 삶을 터득한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신농씨(神農氏: 중국 전설상의 제왕으로 백성에게 농사짓는 법을 알려주 었다고 함) 시대가 되자 생활이 안정되고 행동도 자유로워졌으며, 백성은 어머니만 알고 아버지는 모르며 사슴과 함께 뛰어놀며 살았다. 스스로 농사를 지어 먹고 옷을 지어 입으며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칠 마음이 없었으니 이때야말로 가장 도덕적인 시대라고 할수 있다.

하지만 황제에게는 이런 덕이 없어 치우(蚩尤)와 탁록(涿鹿) (현재 허베이河北성 장자커우張家口에 있는 현)의 들에서 싸워 그 피가 백 리를 흘렀다.

요순이 제왕이 되자 많은 신하를 두었고 탕왕은 그의 군주를 내쫓았으며, 주나라 무왕은 주왕(紂王)을 살해했다.

그 후부터 세상은 늘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고 다수가 소수의 권리를 빼앗게 되었다.

탕왕과 주나라 무왕 이후로 모긍 사람이 왕의 자리를 빼앗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들이 된 것이다.

 지금 너는 문왕과 무왕의 치국 정책을 연구하며 천하를 도맡아 네 사상을 후손들에게까지 가르치려고 하고 있다.

소매가 넓은 옷에 가는 띠를 매고 교묘한 말과 행동으로 제후들을 속여 큰 벼슬과 재물을 얻으려 하니 세상에 너보다 큰 도둑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너를 도구(盜丘)라 부르지 않고 나를 도척이라 부른단 말이냐?

너는 스스로 학자이자 성인이라 말하지 않더냐?

하지만 너는 노나라에서 두 번이나 쫓겨나고 위나라에서 숨어 있었고 제나라에서도 궁지에 몰렸고 진(陳)나라와 채(蔡)나라에서도 포위당해 천하에 몸 둘 곳도 없는 신세다.

스승이 사회에 나가 출세하지 못하면 제자 역시 사회에서 이름을 알릴 방법이 없으니 네가하는 주장이 쓸모나 있는 것이더냐? 

세상에서 가장 존경받는 이는 황제인데, 그 황제조차 덕을 행하지 못해 탁록의 벌판에서 전쟁을 벌여 그 피가 백리를 흘렸다.

요 임금은 자애롭지 못하고, 순 임금은 효심이 부족하며 우 임금은 반신불수였고, 탕왕은 자신의 군주를 내쫓았고, 무왕은 상나라를 정벌했고,문왕은 유리(현재 허난 성 탕인湯陰 현 북쪽에 있었던 옛 지역의 명칭)에 갇힌 적이 있다.

 이 여섯 사람이 모두 세상의 존경을 받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이익을 좇다.

그것에 미혹되어 인간의 본성을 잃어버렸다.

그들의 행동은 실로 부끄럽기 그지없다.

 세상 사람들이 현자로 부르는 사람을 들자면 백이(伯夷)와 숙제(淑齊) 형제가 있다.

성인으로 불리는 두 형제는 고죽국(孤竹國:중국 상나라와 주나라 시대에 현재의 요서遼西 지역에 있었던 제후국)의 임금 자리를 사양하고 수양산에서 굶어 죽었으며 시체를 거두어 장래를 치르지도 못했다.

주 나라의 선비 포초(鮑焦)는 세상을 비난하다가 나무를 껴안고 죽었고, 상나라 말기의 신도적(申徒狄 )은 왕에게 몇 차례 간언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자 바위를 매고 강에 빠져 물고기 밥이 되었다. 

진(晉)나라의 개자추(介之推)는 충성는 충성심이 깊어 자신의 허벅지 살을 떼어 문공(文公)에게 먹였는데 나라로 돌아간 후 그를 버리자 분노하여 산속에 숨어 살다가 나무를 안고 타 죽었다.

서주 시대 노나라 사람인 미생(尾生)은 한 여인과 다리 아래서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여인이 오지 않자 강물이 불어나는데도 자리를 지키며 기다리다가 물에 빠져 죽었다.

이 여섯 사람은 모두 자신의 명예와 절개만 중시하고 몸과 생명은 경시하다 죽었으니 다리가 잘린 개나 물에 빠진 돼지 혹은 아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빌어먹는 거지와 마찬가지로 보잘것없는 자들이다.

세상 사람이 충신이라고 부르는 이에는 비간(比干: 중국 상나라의 신하로 주왕이 폭정을 하자 목숨을걸고 간언하다가 죽임을 당함)과 오자서(伍子胥: 춘추시대의 정치가로 초나라 사람이었으나 아버지와 형이 살해당한 후 오나라를 섬겨 복수했으며, I오나라를 강대국으로 키운 일등공신이지만 후에 모함을 받아 자결했음)만한 사람이 없다.

  하지만 오자서의 시체는 강물에 버려졌고 비간은 가슴이 찢겨 죽었다.

이 두 사람은 천하 사람들이 꼽는 충신이지만 마지막에는 비참한 죽음을 맞고 말았으니,이렇게 보자면 오자서와 비간까지 모두 존경할 만한 사람이 못 된다.

 만일 공구 네가 나를 설득하려고 황당하고 불가사의한 이야기를 늘어놨다면 그것은 내가 알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한다면 여기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니, 이는 모두 내가 들어 아는 것이다.

이제 내가 너에게 세상살이를 알려주마.

눈은 좋은 색을 보려 하고 귀는 좋은 음악을 들으려 하고 입은 좋은 음식을 먹으려 하고 마음은 뜻한 바를 이루려 한다.

인생은 오래 살면 온(백 살을말함), 중간은 팔십, 적게 살면 육십인데, 그중 아픈 날을 빼면 입을 벌리고 크게 웃는 시간은 한 달에 고작 나흘에서 닷새에 자나지 않는다, 하늘과 땅은 무한하지만 인간의 목숨은 유한하다. 이 무한한 것에 대자면 우리 인생은 마치 천리마가 틈새를 뛰어가는 것처럼 빠르다.

그러니 스스로 즐겁게 살지 못하고 자기 목숨을 하찮게 여기는 인간은 모두 이런 도리를 알지 못하는 것들이다.

공구 네가 말하는 것은 모두 내가 버리려는 것들이다.

그러니 당장 돌아가 다시는 그런 말을 입에 담지 마라! 네 주장은 모두 본성은 없고 이익만 쫓는 교활하고 거짓된 것에 불과하다.

그런 말로는 참된 모습을 보전할 수 없으니 너와 더 나눌 말이 무엇이 있겠느냐!”

 

 도척은 당당하고 거침없는 말로 공자가 평생 받들고 따른‘인'과‘인’에 포함되는‘효(),제(),충(),서(), 예(禮), 지(知), 용(勇),공(恭),관(寬), 신(信), 민(敏: 민첩함 혹은 영민함을 뜻함),혜(惠)’등 모든 것을 산산이 부수고 공자가 반격할 힘조차 빼앗아버렸다.(책을 전체적으로 다 읽고나면 아마 도척의 말을 이해하고 공자가 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처참한 모습으로 돌아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공자는 인사를 올린 후 빠른 걸음 빠져나와 천막 앞의 마차에 올랐다.

그리고 잇달아 세 번이나 말에서 고삐를 놓쳤다.

공자는 눈빛이 흐려지고 얼굴은 잿빛이 되었으며 고개를 숙인 채 풀이 죽은 모습으로 결국 마차안의 나무 손잡이에 기대었다.

 공자가 노나라의 성 동문 밖에 도착했을 때 마침 지나가던 유하계를 만나게 되었다.

“요새 통 보이시질 않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보아하니 멀리 떠났다가 돌아오시는 모양새인데 혹시 도척을 만나셨습니까?"

공자는 하늘을 쳐다보며 길게 탄식하고는 대답했다.

"맞네.”

유하계가 말했다.

 "도척이 혹시 전에 제가 말씀드린 대로 선생님의 심기를 건드렸습니까?"

공자가대답했다.

"그러하네. 꼭 병도 없는데 스스로 침을 놓은 것 같은 기분일세. 화를 자초해 호랑이 머리를 만지고 수염을 건드렸다가 한입에 잡아먹힐 뻔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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